본문으로 바로가기

자격지심 운운하며 더러워서 제 결혼식엔 안온다는 친구



엄청 친했던 친구는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졸업하고

간간히 연락하고 지내다가 연락이 끊겼던 친구가 있어요.

몇년만에 어찌어찌 연락이 되었는데

결혼을 한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그 친구 결혼식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는데

그 친구를 A 결혼한 친구를 B라고 할게요.

A는 이미 결혼을 한 후였고

B의 결혼식이 인연이 되어 셋이 가끔 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제가 결혼 날짜가 잡혔고

플래너를 통해서 차근차근 결혼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식장이나 신혼여행에는 크게 욕심이 없어서 

저렴한 곳을 원했고

신혼집도 굳이 신축이나 큰 곳이여야 한다 

이런 욕심도 없었어요.

사실 결혼식 자체도 스몰웨딩으로 간단하게 

하고 싶었는데 신랑될 사람이 사업을 하는지라

뿌린건 거둬야 한다고 해서

식장은 크지 않고 음식맛도 적당한 곳으로 골랐고

신행은 플래너가 많이 가는 곳이라고

푸켓을 추천했고

웨딩촬영도 플래너가 추천해 주는 곳으로 했어요.


신혼집은 미리 알아보고 다녔는데

24평 외곽에 있는 신축 아파트와

도심 가운데 있는 24평 오래된 아파트 중에

고민을 했는데 (매매는 똑같았음)

저는 아무래도 외곽은 교통도 그렇고

주위도 허허벌판이고 너무 불편할 것 같아서

도심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를 계약했어요.


그런데 B는 가만히 있는데 A가 간섭이 너무 심하더라구요.

A는 결혼식을 수도권에서 하고

웨딩촬영을 서울에서 했다는 부심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신행은 라스베가스를 다녀왔구요.

결혼식 사진하고 웨촬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사진 정말 나오지 않았냐고

너도 이런데서 해야 빛난다는 식으로 얘기하곤 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A가 이승철 닮어서... 

전 그냥 그랬어요;

꼭 비싼돈 들여서 해야하나 싶었구요.

참고로 B도 웨촬 서울에서하고 신행 하와이로 갔지만

그런 부심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저냥 저는 그러다 말겠지 했고

A 결혼식에 저도 못갔으니

너도 B랑 결혼식 와서 밥만 먹고 가라고 

웃곤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웨딩촬영도 찍고

앨범도 나오고

식 한달 전에 신혼집에 미리 입주를 했기 때문에

A가 놀러가도 되냐고 해서 흔쾌히 집으로 불렀는데요.

오자마자 집안 곳곳이 돌아다니면서

방문 다 열어보고 베란다 다 나가보고

여기는 이렇네 저기는 저렇네 집 평가를 하는 겁니다;;

안방에 있는 옷장은 노티가 난다고 하질 않나..

솔직히 당황스러웠어요.

저는 다른집 놀러가면 전혀 안그러거든요;

집 구경을 다하더니 다음 관심은 앨범 좀 보자고...

앨범을 보면서 이런 컨셉은 별로네

이건 드레스가 안이쁘네

거기다 제 신랑은 다리가 짧은 것 같다 그러고

듣는데 기분이 무척 나빴습니다;;

그래도 별말은 안했어요.

그냥 속으로 지 신랑은 개그맨 정승환????

닮은 주제에 왜 내 신랑은 평가해ㅡㅡ

이러고 한마디 해주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또 시간이 흘렀고

종이청첩장은 어른들 보시기 좋으라고

심플하고 글씨도 좀 크게 해서 주문했고

모바일 청첩장은 플래너가 만들어 준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아무 생각 없었어요ㅠ

청첩장은 청첩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셋이 하는 단톡방에 모바일청첩장을

올려놓고 청첩장 나왔다고 얘길 했는데

대뜸 A가 하는 말이

이게 니가 얘기한 얼마짜리 청첩장이야?

이건 뭐 비싸기만 하고

것봐 내가 별로일거랬지? B?

이러는겁니다.

모바일 청첩장은 플래너가 만들어준건데

비싸다는 건 먼소리고

말하는 늬앙스 자체가 B한테 제 뒷담화를 한 것 같더라구요.

여기서부터 아 얘는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인연을 이어가봤자 좋을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B가 본인 신혼집에 놀러오라고

A랑 저를 초대했습니다

B는 푸르** 32평 아파트에 천만원 가량 들여서

리모델링을 했는데

거의 삼성제품으로 혼수를 들였고

깔끔하니 집이 이뻤습니다.

제가 먼저 집에 도착하였고

깜빡 잊고 청첩장을 안가져왔다고하니

B가 웃으면서 모바일 주지 않았냐고 괜찮다고

주소만 알면 된다고 그러면서

돈 아끼라고 식장에서 신을 웨딩구두와

래쉬가드나 아쿠아슈즈 등등 

신행가서 쓸 물건들을 빌려주었습니다.

사이즈가 같아서요.

그리고 신행가서 조심해야 될 것들

필요한 것들 조언도 해주었구요.

A는 차가 막힌다고 늦게 왔는데

오자마자 역시나;;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와~여기는 이쁘다 여기는 잘해놨네

우리집보다 이쁘게 했다 등등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겁니다.

그럼 우리집은 본인집보다 못해서 그런건가요?

집을 다보고 나니 그 다음은 역시나 앨범 보자고;

서울에서 찍은건 역시나 세련되고 잘 나왔다며

와와 거리는데 진짜 기분 나쁘더군요.

그때 결심했습니다.

얘는 그냥 내 결혼식 와봤자

이건 별로네 저건 별로네 뒷말 할게 뻔한데

안오는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그래서 청첩장 얘기도 안했습니다.


그리고 식 일주일 전

A 한테 카톡이 오더군요.

야 너는 청첩장 안주냐?ㅋㅋ

모바일 주지 않았냐고 했더니

그거랑 그거랑 같냐고 뭐라고 합니다.

저한테 먹을거 다 얻어먹었고

장소 시간 뻔히 다 알면서 

감정까지 안좋다보니 시비거는 걸로밖에 안보였어요.

그래서 솔직히 얘기했습니다.

우리집에 와서 이러이랬던거 기분 나빴고

촬영앨범 비교도 그렇고

등등등등 나도 니 결혼식 못가서 맘에 걸렸는데

너도 안와도 될 것 같다고.

그랬더니 흥분해서는

너 그거 자격지심 아니냐고

니 스스로가 다 별로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느낀거지 자기가 뭘 어쨌냐고 합니다.


자격지심이요?

솔직히 A는 시댁에서 집사라고 1억 해줬고

A 친정에서도 꽤 보태준걸로 압니다.

29평 아파트긴 하나 본인집도 오래된 아파트로 알고있고 A는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시댁, 친정 도움 일절 안받았고

24평 오래된 아파트도 신랑 힘으로 구했습니다.

저는 혼수를 그렇게 빠방하게 해가진 못하고

아파트도 오래되다보니

스위치 같은 부분도 누렇고

벽지는 새로 도배했지만

문짝들이나 이런게 변색된 부분이 더러 있어서

신혼살림이 허접하긴하나 

그래도 우리힘으로 이뤄낸거라 뿌듯합니다.

신랑이 수입이 좋아 맞벌이는 굳이 안해도 되구요.


저는 자격지심이라 생각을 안했는데

A는 자격지심 운운하며 오히려 저를 이상하게 몰아가네요.

니가 쓸데없이 예민하고 성격이 특이하다며

자기도 기분 더러워서 제 결혼식 따윈

안간다고 합니다.


참.. 어이가 없네요.

아니면 제 자격지심이 맞는건가요?

중간중간 그 친구부부 외모 발언은

그 친구가 먼저 제 앨범을 보고

외모비하를 했기에

저도 감정이 좋지 않아 똑같이 했습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판춘문예
블로그 이미지 윤들윤들 님의 블로그
VISITOR 오늘 /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