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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더치페이, 계산적인 사랑

윤들윤들 2017. 1. 5. 21:33




저는 올해 스물셋 직장인 여자 입니다.

저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10살 연상입니다

곧 일년이 다 되어가요. 나이차이가 나지만 나름 서로 다른부분은 이해하고 맞추며 잘 만나고 있었어요. 과거형입니다. 이유는 곧 헤어질거 같아서요..ㅋㅋㅋㅋ? 


역시 남녀, 연애, 결혼의 모든 문제는 돈이죠.


오빠를 처음 만났을땐 제가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알바생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단기 알바였죠.

연애초반에는 (물론 지금도 초반이라 생각해요)

제가 수입이 거의 없으니 데이트 비용을 오빠가 대부분 부담했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로 고맙고 미안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반반은 못내지만 오빠가 7을 내면 3씩은 꼭 내려고 했었습니다. 그게 누군가를 만나는 예의라 생각했고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보이는 성의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모든 마음이 물질적으로 보여지는게 아니지만요. 제 성격상 얻어먹거나 잘 못받는 성격탓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3~4달 정도 만나다가 제가 취업을 해서 둘다 직장인이 되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데이트비용이 점차 비슷해 졌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어요.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고, 선물을 해주고, 무엇을 줄 수 있다는것이요.

오빠도 이 마음으로 나에게 해주었구나 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점차 데이트비용을 반반내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계산적으로 변하는, 바껴가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자꾸 실망을 하게 됐어요.

계산 하는 것을 미루려고 할때, 밥 먹으려고 메뉴 고르며 돈 계산을 먼저 할때, 그냥 사소한 모습에서요. 제가 돈을 안내는것도 아니고 오히려 데이트비용 반반을 부담하고 있는데도 저런 모습을 보이니 어쩔때는 그 모습이 얄밉고 짜증이 나고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돈 쓰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은 기분에.. 마음이 좋지 않더라구요.

얼마전 남자친구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너는 요즘 여자들과 다르다며, 그래서 좋다구요.

그래서 제가 왜? 라고 물으니 자기 친구의 여자친구는 3살 연하인데 얻어먹기만 하고 데이트비용도 부담을 안하려고 한다고요. 개념 없는 여자들이 많다니까. 라면서요.. 순간 저에게 한말은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내가 지금 데이트비용을 내지 않거나, 반반 부담을 안하고 있다면 나도 저렇게 생각했을까? 내가 취업을 안하고 알바를 해서 반반 부담을 못했을때 저런 생각을 가지고 날 만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괜히 복잡했어요.

물론 제가 오바해서 너무 깊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어요. 그래도 마음에 걸려서요.

그일이 있고 바로 어제, 남자친구와 늦은 저녁 통화를 하다 서로의 수입과 지출내용에 대해서 말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남자친구가 아무래도 연애를 하니 돈이 많이 드네. 돈이 안 모아져. 라고 하길래

아 그래? 그럼 술 자리를 조금 줄여봐.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술값은 얼마 안나와. 너랑 만나서 쓰는 돈이 많은거지. 라고 하는데.. 그때 머리가 핑 도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술값과 나를 비교하나? 라는 생각에..

그럼 나를 만나는 횟수를 줄이고 싶다는건가? 별의 별 생각이 들면서요. 정신을 차려 물었습니다.

그럼 오빠 어떻게 하고 싶어? 그냥 주말에만 볼까? 했더니 싫다 하대요. 그러면서 은근슬쩍 데이트통장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잠시 잠깐 기분 나빴지만

오케이 했습니다. 평소에도 반반 부담 하고 있었고

반반 부담하고 있음에도 더 계산적으로 나오며 자기가 더 낸다고 착각하는 남친때문에요.

그래서 제가 그럼 알아보라고 하고 잠시 전 씻고 온다며 전화를 끊고 자기 전 다시 통화를 하는데

아까 말한 데이트통장 필요없을거라며 만들지 말자 하더라구요. 순간 왜지? 미안했나?라는 생각에 기분 나빴던 마음 풀려고 하는데, 찬물이 짝!

계산해보니 비슷하게 내는거같아서 필요 없을것 같아. ㅋㅋㅋㅋㅋㅋ이런말을 했습니다 ㅋㅋ

어이가 없어요 웃음만 나오더라구요.

그걸 또 계산 해봤나? 자기가 더 내는줄 알고 착각하고 생색내더니 알고보니 아니었나 보지? 라는 마음에..!! 일단 알겠다 하고 끊고 잤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보니 화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계산해 봤어요.

출근 하면서! 그랬더니 제가 취업후 보통 반반 냈지만 한두달 전부터는 제가 오히려 더 많이 냈고,크고 작고 한 선물까지 하면 지출이 많대요?

아직 남자친구에게 말은 안했지만 차라리 데이트 통장 하는게 나을것 같아 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생각을 다시 해보니.

이 연애를 내가 왜 하지? 라는 생각이 드는겁니다.

갑자기 이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허무해지고 아까워 지더라구요 모든 부분에서. 돈, 시간, 감정(마음) 모든게 다요!

그냥 정이 떨어졌나봐요 ..ㅋㅋ

나를 만나는 모든 것을 돈으로 생각하는 그사람 모습에서.. 상처받고, 서운하고 그랬네요


사람 정이 이렇게 갑자기 떨어지나 싶을정도로

뚝 떨어져서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연락도 잘 안받고 있어요.ㅋㅋㅋ 돈 아까워서 통화는 어떻게 한다고? 라는 생각마저 드네요 ㅋㅋㅋㅋ


차라리 저도 연애 하며 쓸 돈을 저에게 더 투자 하려고 해요.. 그동안 취업해서 적금 넣고 데이트비용 내느라 꾸미지 못한 내모습도 가꾸고,, 더 넓은 생각과 경험 할 수 있는 여행, 우리가족과 맛있는 외식 등 그냥 저에게 쓰는것이요!


그리고 남자친구에겐 미안하지만

솔직히 큰 미안함은 없지만

이별을 말하려 합니다.

오늘 아침 잘잤냐며 데이트통장 이야기는 자기가 잘못 말한것 같다는 개똥같은 소리 하는 남자야.

그동안 당신과 함께 한 내 추억은 돈으로 계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럼 너무 슬플것 같아.

그리고 정이 뚝 떨어져서 그런가.

내가 왜 돈 밝히고 찌질한 30대 아저씨를 만났나 싶다. 남자는 젊으나 늙으나 이쁜여자를 좋아한다고 말했었지? 여자도 그러더라. 나도 이제 젊고 훈훈한 남자 만나고싶어. ^^

20대 돈 생각하며 당신을 만나는 내 젊음이 아깝다. 


저 이번 연애가 끝나면 

연애 또 할거에요! 물론 당장은 저도 조금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요.

데이트 비용 반반 부담해도 더이상 계산적이지 않고, 나와 함께 하는 시간들을 그냥 온전히 함께 누리며 행복할 수 있는 사람과..!

그리고 저를 계산적이게 만들지 않는 사람과요..


그런 연애.. 그런 사람,사랑 있겠죠..?

우선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추가내용)

..어제 혼자 주저리 주저리 쓴 글이 

이렇게 베톡에 뜰 줄은 몰랐네요

댓글 전부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함부로 단정짓고

판단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시 몇자 적습니다.

여자분들보다 남자분들이 더 많은 댓글 남겨 주셨더라구요..^^ 뭐가 그렇게 기분이 나쁘셨는지 모르겠지만ㅎㅎ

저에 대한 오해가 있으신거 같아요

우선 실제로 보면 여자 남자 반반 아니고

남자가 더 낸다 하는데

남자친구가 먼저 저와의 데이트비용을 계산해봤다는 말에 저도 계산을 해봤어요

그랬더니 카드 내역만 비교 해봐도 제가 더 많은 부담을 했구요 선물 같은 것도 키링, 지갑, 가방 겨울 패딩등

나름 그나이대에 맞는 브랜드여서 고가였습니다.

그에 반해 남친의 선물은? 중고딩들이 쓰는 에**

하우스 이런거 목도리, 5~6만원의 향수였네요.

저 처음에 이선물 받아서 기분 나쁜거 진짜 없었어요. 친구랑 비교도 안했구요. 그냥 마음이니까요.

근데 먼저 남친이 하나부터 열까지 계산을 하니

그래 그럼 나도 계산 해보자! 이거 였습니다.

지금 제가 왜 변명 하는거 같은지 모르겠지만요

어떤 분이 말씀 먼저 꺼내셔서 하는 말입니다.

(댓글보고 더 정확하게 계산해 보게 됐네요!)

그리고 초반에 7:3에 낸거에 말 많으시고

계산적인게 싫으면 너가 이제7을 내! 하시는데

만약 오빠가 지금처럼 계산적인 모습을 안보였다면 그렇게 했을거에요. 돈으로 감정 상하기 싫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쓰는 거니까요.

근데 지금은 그게 아니잖아요? 반반 부담을 하는데도 더 계산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에게 아니 나에게 쓰는 돈을 아까워 하는것 같은 사람에게 제가 왜 돈을 써야 하죠? ㅋㅋㅋㅋ제가 무슨 복지재단 이사장도 아니구요? 

이걸 가지고도 그래도 너도 같은 사람이야

너도 계산적인 여자야 하시면 어쩔 수 없는 부분같네요.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전 연애에서는 반반 데이트 비용을 내도

서로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며 잘 만났어요.

그이유는 뭘까요? 


그 다름은 상대방의 태도 아닐까요?


저 거지 아닙니다.

남자에게 얻어먹고 받기만 하고 하려 하지 않아요.

저도 돈을 벌고 돈을 쓰고 고마워하고 미안해 할줄 압니다. 단지 상대방도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 나쁜건가요?


더치페이가 싫다는게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