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고민이라 어렵게 글 써봅니다.
저랑 남자친구는 동갑이고 20대 후반 회사원들입니다.
소개로 만났고 이제 반 년 돼가요.
남자친구는 착하면서도 여자인 저보다 더 감정적이고 감수성이 많아요.
저는 그에비해 무뚝뚝한 편이라고 생각하고요.
문제는 얼마 전부터 자주 싸우게 되었는데 제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객관적으로 조언 듣고자 씁니다.
저희는 얼굴을 안보면 싸워요.
최근 다툰 얘기를 예로 들자면,
제가 연애 초반에 남자친구의 전여친 일로 다툰 적이 있었어요.
남자친구가 저랑 혼동해서 어떤 상황에 대해 말을 했었던 사건인데,
제가 봤을땐 충분히 헷갈릴 법 한 상황이었고, 남자친구가 정말 미안해
했지만, 저도 머리는 이해하지만 마음이 잘 안되어서 이 사람과 오래
사귀는 게 가능할까 고민 많이했었어요.
남자친구에게 제가 앞으로 이 일에 대해 언급해도 감수할 수 있냐고 했더니
감수하겠다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길래 알겠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네이트판에서 베스트 글을 봤는데
저와 비슷한 상황..전 여친 이름을 현 여친에게 불렀다는 그 상황에
베댓이 '그걸 왜 이해해주냐, 그 여자를 생각하고 있으니 입밖으로 나온거다'였어요.
그거보니 잊고있던 과거가 생각나더라고요....
결국 제가 다시 그 얘기를 꺼내게 됐고, 남친은 여전히 사과했어요.
자기가 더 좋아해주고 잘해주겠다고....
저도 어느정도 마음이 다시 풀려서 만약에 네가 한 번더 이러면 헤어질거 같다,
라고 스치듯 말했는데 남친이 거기에 기분이 나쁘다면서 헤어질 거 생각하고 있냐고..
저 주제로 다투다가 나중엔 제가 사과했어요.
항상 싸우면 남친이 져주거나 사과했는데, 저도 이번엔 말을 오해하게 한 부분과
과거를 들추어내서 또 사과를 받으려는 이기심이 있다고 생각되어서 사과했어요.
남친도 화풀어서 다행이라면서 자기도 미안하다고 했고 그렇게 잘 해결되고,
전화를 하던 도중 저한테 '우리는 왜이렇게 많이 다툴까?'하며 '안보면 다투는거같다'
라고 하더라고요. 남친은 다툰 후 저런 얘기를 자주 해요.
저는 연인 사이의 다툼은 흔히 있고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지친건가, 질린건가 싶더라고요.
그러다가 남친이 '자기가 조금만 말투를 부드럽게 하면 안될까?'라고 하는데,
제가 문제 있는건가 싶었어요. 온순해지라는 말이었거든요...
온순...제가 괴팍한 것도 아니고 평범한 여성처럼 질투,투정 부리는 거라 생각했는데.
문제는 저 말을 들은 이후로 괜히 부드럽게 말하기 싫어요.
지금의 저를 있는 그대로 안 좋아해주는 것 같고,
모든 싸움의 원인이 저한테 있는 것 같고,
그저 싸우는 게 싫어서 회피하는..그럼 안싸우는 여잘 만나면 되지 않나 라는 생각까지..
후...오늘도 저 생각만 하다가 남친한테 나 만나면서 안힘드냐, 착한 여자 만나고 싶지 않냐,
했어요. 사람이 평생 안싸울 순 없는데 이대로 가면 남친이 지칠거 같은데
괜히...자존심인지 말을 예쁘게 해주기가 싫어요...
모든 싸움의 원인이 저한테 있는 걸 인정하는 것 같은건가..모르겠네요, 아직은.
제가 지금 어떤 상태인건지...괜히 땡깡 부리는건지 조언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