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3달째이고요.
다음달이면 남편네 할머니랑 할아버지 제사를 지낸대요.
날짜는 잘 기억안나고요.
어제는 형님(아주버님 와이프)한테 카톡이 오더라고요.
시부모 생신, 제사날짜 적어서 9개 카톡이 왔는데
기분 얹짢아서 그냥 네 대답하고 말았어요.
명절이야 시가랑 친정을 번갈아가든 그렇다 쳐도
내가 시부모의 며느리라는 이유만으로
그 집에가서 음식을 하고 절을 왜 해야 하는거죠?
저는 죽은 사람한테는 절 안해요. 이해도 안가고요.
산 사람이 중요하지 죽은 사람한테 백날 절하고 그런짓 해봤자 뭐가 돌아온다고?
제사 지내는거 그냥 미친짓같거든요 내 눈에는.
게다가 난 먹지도 않을 제사음식을
왜 결혼 전에는 해보지도 않은 제사음식들을
시가에 가서 내가 해야하는지요?
우리 집(친정)은 제사 안지내요.
가끔씩 아니 자주 신랑은 저희집에 와서
밥 먹을때면 손 하나 까딱안하고 차려주는 밥상에 가서 앉기만 해요.
엄마가 음식 솜씨가 좋기도 하지만
신랑이 밥을 많이 먹어서 최소 2공기씩 먹는데
한그릇 다 먹으면 엄마가 밥 더줄까? 물어보고
밥 먹다말고 일어나서 밥솥에서 밥도 더 덜어주고
국도 더 퍼주고 그냥 딱 차려주는 밥상 얻어먹기만 해요.
했던 밥이 밥솥에 많이 남아있어도 사위 오는날에는 꼭 새밥 잔뜩 하십니다.
어떻게 먹다 남은밥을 주냐며 우리사위 잔뜩 먹어야 한다며
편식 심한 신랑 뭐를 맛있게 먹을지 몰라
있는 반찬, 없는 반찬은 새로 만들어서라도 내놓고요.
당연히 설거지 시킨적도 없고 본인이 스스로 한적도 단 한번도 없어요.
커피도 스스로 못타서 엄마가 타주거나 저한테 타주라고 하십니다.
근데 나는 왜 시가에 가서 집안일을 해야하죠? 며느리는 종이고 사위는 백년손님이라서?
나도 신랑처럼 똑같이 차려주는 밥 먹고 밥 다먹으면 그 자리에 숟가락 내려놓고
타주는 커피마시고 깎아주는 과일 먹다고 올거아니면 시가 제사에 참석하기 싫어요.
얼마 전까지 유산끼가 너무 심해서
2달 조금 넘는동안 유산방지약 처방받아서 먹고 유산방지주사 맞고
입덧도 심해서 거의 매일 친정에 와 있는 동안
우리엄마는 일일이 손수 밥 차려주고 설거지 조차도 웬만하면 안시키려고 하시는데
난 그게 미안하고 고마워서 제가 억지부려서 설거지 가끔하는데요.
그걸 알면서도 시어머니는 전화 옵니다.
요즘 집에 요양보호사가 안와서 청국장 담을 사람이 없으니 저한테 시가에 와서 청국장 담으래요.
차 없고 운전 못하니까 택시타고 오래요.
역시 시어미는 시어미입니다.
그날 밤에 남편한테 화내지 않고 조근조근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하는 말. 니가 보고싶어서 그랬겠지~~
보고싶은거랑 청국장이랑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언제 우리엄마가 사위 보고싶다고 와서 청국장 담으라고 시킨적 있냐고
내가 지금 그런거 할 몸이냐고 했더니 아무말 못하더라고요.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ㅡㅡ
내 앞에서라도 내 편 드는척이라도 해 줄줄 알았더니
역시 마마보이는 마마보이더라고요.
시가식구들 아니 시부모.
우리 결혼도 절에서 날짜 받아왔다고 가을로 미루자고
(상견례는 올해 1월에 함) 받아온 날짜가 몇월 몇일이라고 통보하더니
이제는 저희 아이이름까지 돌림자 쓰라하십니다.
나는 나중에 죽어도 장기 필요하신 분들께 기증하려고 신청 해놨고요.
(확실히는 잘 모르지만 신청이 된거로 알고있어요)
나머지 시신은 화장해달라고 자식들한테 미리 말할거고
제사는 당연히 지내지말라고 꼭 말할거에요.
시가 제사 없애지 않겠지만 난 끝까지 제사에 참여 안하려고요.
그리고 내 자식도 죽은사람한테는 절 하지말라고 가르칠거에요.
아 스트레스 덩어리들. 우리 아가를 위해서 참고 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