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오고 친가에서 12년만에 연락이 왔어요
먼저 저는 이제 20살이 되는 학생입니다
저는 엄마랑 할머니랑 여동생이랑 살구요
엄마는 12년전 제가 8살일때 친가에서 나와 따로 살다가 제가 6학년일적 이혼소송으로 이혼하고 지금 저희를 혼자 키우고 계세요
엄마가 나온 이유는 아빠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들어오는 날에는 만취한채로 폭력과 욕설을
일삼았고 제 친할머니 되는 사람은 그런 엄마를 정말 괴롭혔어요
엄마의 아빠, 제 외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셔서 위태로우실때도 엄마를 보내주지 않으셨고
가진것도 하나 없으면서 50평대 아파트에 월세도 내지 않고 살았어요 전기세도 안내서
엄마가 결국은 저와 갓난애인 제 동생을 두고 혼자 전단지도 돌렸어요
고모들 가게에서 튀김장사도 하셨구요 그런데도 고모들은 일주일 모두 엄마를 근무하게 하면서 월급을 30만원을 줬어요
(글이 정말 두서가 없는데 정말 죄송하지만 한번만 읽어주세요)
새벽에 자던 엄마를 깨워서 싫다는 엄마를 억지로 끌고가 보증도 세우고
그 때문에 저희 엄마는 아무 잘못도 없이 졸지에 신용불량자가 됐고 몇천 몇억이 되는 빚을 가졌구요
엄마는 더 이상 이렇게 못살겠다는 생각에 외삼촌에게 돈을 빌려서 최소한의 짐만 꾸려 저희를 데리고 엄마 고향으로 오셨어요
그렇게 살았어요 12년을
초등학교 때는 간간히 아빠에게 전화해서 울엄마 힘들게 하지말고 급식비라도 보내라며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나쁘게 말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렸지만 첫째였던 제가, 엄마 마음에 걸리지 않게 아빠 목소리를 들을수 있는 방법이 그거뿐이어서 그랬던거 같아요.
엄마가 가장 의지하는 첫째가, 그 모든걸 다 보고 큰 제가 아빠를 좋아할수는 없으니까요
그랬는데 초등학교 4학년때 아빠한테 또 전화를 걸었는데 업는 번호라는 소리가 나왔을때
그 어린 마음에 정말 상처를 받았어요 아빠한테 우린 정말 자식도 아니구나.. 하구요
그 이후로는 한번도 연락 왕래 없이 아빠는 없는것처럼 그게 당연한것처럼 살았어요
엄마 생각해서 열심히 살았고 이번에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 예정이에요
그런데 아까 엄마께서 전화가 오셔서는 고모가 전화가 왔다네요
저 잘있냐고. 이번에 대학가지 않냐고
다른 할말은 없고 등록금이라도 보태려고 한다
저를 한번 보고싶다
제가 보기 싫다하면 등록금이라도 보내주고 싶다
하는데 정말 가슴이 벌벌 떨리고 올게 왔구나 싶어요...
저희 할머니가 크는 동안에 항상 그러셨거든요
그쪽 식구들 저 크면 어떻게 데려갈라고 혹은 돈 뜯으려고 할거다
절대 혹하면 안된다 하구요
엄마는 고모한테 제 의사가 중요한거고 저에게 물어보고 직접 연락드리도록 하겠다고 하셨대요
우리 엄마 혼자 벌면서 힘들게 생활하는데... 아무리 그렇다지만 그쪽 돈을 받는것도 찝찝하고
그 사람들 정말 악질이라서 솔직히 아무리 제가 친 손녀라서 그렇다지만
정말 순순히 그 돈을 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안 받아도 되는데 12년만에 그 사람들이랑 대화를 하게 되는건데....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정말 치가 떨리도록 싫은 사람들이에요
매일 매일 내가 과연 아빠가 죽으면 장례식장을 갈까라는 생각을 해요
싫은데 너무 싫은데 이젠 기억도 안나는 아빠라는 존재가 그리울때가 가끔 있거든요
근데 그런 저조차도 싫을 만큼요
아마 이 전화 때문에 저희 엄마랑 할머니께서 많이 걱정하시고 슬퍼하실거 같아요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조언 부탁드려요
+ 돈때문에 고민이 돼서 글을 쓴게 아니에요..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후회가 안될지 그게 고민입니다..
(후기)
안녕하세요
제가 쓴 글이 이렇게 상위권에 노출될지 몰랐어요
처음에 쓴 글에 제 전달력이 부족했던것 같아요
저도 물론 만날 생각 전혀 없었고, 전화로 어떻게 말해야 마지막이 될 전화
미련없이 냉정하게 그 사람들 쳐낼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친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아빠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그래서 고민인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게 제 마음에 있더라도 그건 평생 누구도 알면 안되는거에요.
익명성에 빌려 잠시 털어본것이었어요.
또, 그 그리움은 제 아빠가 아닌 대부분 있는 가정의 아버지라는 상징적 존재가 그립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엄마도 전화받고 많이 화가 났지만 제가 똑부러지게 대처할거란 믿음에
저에게 그 결단을 맡기신거구요.
호구가 유전이라는 말 쓰신 분들, 저에게 따끔한 충고 하신 것 같으세요?
착각마세요. 그건 악담입니다. 당신이 뭔데 저와 저희 엄마가 버텨온 길도 잘 모르면서 호구가 유전이라는 말을 하세요? 글 읽어서 알다시피 저희 엄마 그런 말 들을만큼 멍청하게 살아온 분 아닙니다.
그리고 저를 걱정해주시고, 진심 어린 충고와 댓글까지 남겨서 조언해주신 분들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저에겐 모두 위로와 조언이 되었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께서 걱정해주신만큼 무른 성격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글에 나약한 마음이 많이 묻어났던것 같아요.
어제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에 와서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한마디 없이 연락 끊고 살기란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그쪽 집안 농락에 휘둘릴 만큼 애가 아니라는 확실한 의사표현을 해야 적어도 몇년은, 떨어져 나갈거라 생각했어요.
전화내용입니다.
작은고모라는 사람이 전화를 받고
-저 000 이에요 할 말 있음 해보세요
-응 00아 안녕~ 할머니가..
-누구요? 이름으로 말씀해주세요 전 그쪽에 할머니 없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말해야 할까 니가 먼저 말을 해 그럼
-아뇨 말하세요
-아니..할머니가 없다하니까 내가 할말이 없지
-아 그쪽에 계신분이요? (어..) 네 말하세요
-너 학비를 주겠다는데 너가 어떻게 생각해?
-무슨 학비요?
-너 이번에 학교 들어가지 않았어?
-네
-그래서 학비 좀 주겠다고 그러는데
-아.. 아 그래요? 근데 어떻게 저 성인된걸 알고 딱 성인되자마자 이렇게 연락하셨어요?
-아니 그거는 아니고.. 니가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할말이..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고 사실이잖아요 뭐 그전에 연락하신적 있어요?
-어 없었어
-한번이라도 학비 대준다거나 생활비 준다고 연락한적 한번도 없죠
-어 없었어
-그런데 어떻게 제가 성인 되자마자 기다렸단듯이 이렇게 연락이 와요?
-기다렸다는것보단, 기다렸겠지 그럼 누군가는 ( -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어이가 없습니다)
-뭘 기다렸는데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나는 00아 너가 그렇게 하면 할말이 없어
-당연하죠 그쪽에서 저한테 할 말이 있을수가 없죠 뭘 잘했다고 할말이 있어요
-어 그래 그럼 내가 지금 뭐라고 말할게 없으니까 그럼 끊자
이렇게 끊고는 다시 걸어도 받질 않았어요.
엄마는 제가 그렇게 말하면 그 쪽은 전화를 백번해도 안 받을거다 하시더라구요.
할 말은 못했어도 뭐, 잘됐다고 생각되더라구요.
전화를 끊고 바로 문자를 보냈어요
"잘됐네요. 지금 제 연락 안 받으시는것처럼 영원히 없는것처럼 사세요 지금 하는것처럼요.
영원히 저한테 할말 없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아빠 없구요. 그쪽 다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한번만 더 연락하거나 제 일상에 끼어드시면 경찰서에 신변보호 요청할거구요.
뭐? 등록금이요? 저를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진작에 도와주셨어야죠. 아직도 애같아요?
이제 제가 성인 됐으니까 왜요. 보증이라도 서게 하시게요? 당신들 무슨 생각이건 꿈들 깨세요. 십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불쌍한 삶들 살고 계시네요.
뭐 제 알바는 아니구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한테 다시 연락하는일 있거나 제 눈에 띄면 경찰서로 바로 갈겁니다.
조만간 호적정리도 할거구요. 그쪽에서 누가 죽을 병이 걸렸거나 죽는 일이 있어도 제 알바 아니에요 알았어요?
꺼지세요 제 인생에서."
이게 문자 내용이에요.
더 심하게 말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지만 더 이상 맘쓰지 않는게 제 생활에 득이 될것 같아요.
와중에 아빠라는 사람이 아닌 작은고모가 연락해온것도 웃기더라구요
엄마 말로는 그나마, 그쪽 집안에서 작은 고모가 연락을 하는게 저희에게 반감을 덜 살것 같다고 판단하고 그 사람을 내세운것 같다고 말하셨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 기껏해야 이제 막 나이가 두자릿수일때,
학교 끝나고 버스를 타고 작은 고모가 운영하는 가게에 가서
고모 우리 아빠 연락돼요? 아빠 어딨는지 알아요?
할때 니네 아빠 얘기 할거면 찾아오지도 말라고 절 내쫓았던 사람인데..
회상하지 않고 살아온 날들이 꽤 긴데, 새 해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더 당차고 보람있는 삶을 개척할거예요.
더 똑똑해져서 지금처럼 혹시나 아빠가 아는 깡패들이 날 찾아오지 않을까, 모질게 말했다고 날 죽이러 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들 하지 않을거예요.
악한 쪽으로는 끝이 없는 사람들이란걸 아니까 점점 제 무서운 생각도 폭이 늘어간거 같아요.
그치만 이제는 마음에 담지도 않을거예요.
글을 마치기 전에 다시 한번 저를 걱정해주시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신 분들
정말로 감사합니다. 액면이 있는것도 아니고 어린 제가 혼란스러운 마음에 털어 놓은 글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힘을 주실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감사한 마음 항상 지니고 오늘도 사회의 일원으로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