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같은 아주버님, 배워가는 남편.
결혼하고 이번에 첫명절을 보낸 새댁?입니다.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 5살 연하와 결혼했어요.
남편은 형이 하나 있고 저는 무남독녀에요.
남편의 형, 그러니까 아주버님은 결혼을 일찍하셨대요.
형님이랑 아주버님은 동갑이신데...저랑도 동갑이심ㅋㅋㅋ
셋 다 서로 맞존대하고 호칭 제대로 지키고 있는 중입니다.
두분이 워낙 사리분별 바르고 예의바르셔서 불편하지 않아요.
아버님도 상대얘기 경청하고 틀렸다고 해도 인정하시구요.
아들이 이건 잘못 생각하신것 같다 하면 사과도 해주시구요.
근데 어머님이 조금 힘든 타입이세요.
음..뭐랄까 말로 콕 집어서 말하긴 힘든데...
집안에 혼자 여자시고 자기 주장도 강하시고,
본인은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한다고 늘 강조하시고.
결혼전에 남편이 우리 엄마는 아빠가 못해줘서 힘들게 살았다,
뭐 그런 얘기를 하도 많이 해서 그냥 그런줄알았는데,
형님과 아주버님 얘기들어보고 실제로 겪어보니 전혀 아님ㅡㅡ
본인이 되게 뭐든지 사리에 맞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니
상대방이 대하기 힘든 타입이에요.
결혼전 처음으로 형님네 인사드릴때,
제 남편한테 엄청 충고 많이 하셨어요.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니가 잘해야 된다고.
우리 엄마, 며느리한텐 되게 힘든 타입이라고.
그래서 남편은 생각도 못했던 일인지라 막 반박했었죠.
무슨 소리냐 울엄마는 힘들고 불쌍한 사람이라고!
아주버님이 자기도 그런줄알았는데 객관적으로 보니 아니라고.
남편은 20살때부터 독립한 후 명절도 거의 못갔고,
들은거라곤 엄마가 전화해서 해준 얘기뿐.
형이랑 대화한 후, 제 남편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했음.
형님 예단 어떻게 하셨냐고 물어봤더니
하나씩 늘어나더니 결국 다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제 남편은 형수님이 예단 안한줄 알고 있었구요ㅋㅋㅋ
제가 그 얘기듣고 결혼전에 하나만 확실히 하자고 했어요.
너 우리 부모님께 너무 잘한다 나도 너네 부모님께 그럴거다.
대신 부당한 대우받으면 나 할말 다 할거다. 안참는다.
그러니 사이 나빠지게 않게 하려면 아들인 네가,
중간에서 끊을거 다 끊고 알아서 잘 하라구요.
나는 이혼 무섭지 않다, 30대중반까지 혼자서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온거 보면 모르겠냐,
나 혼자라도 잘 살수있다 그러니 이혼 무기로 쓰지 말자구요.
제가 2억 4천 해갔습니다. 반정도는 부모님 도움.
남편은 5살 연하고 대학에 군대에 모은 돈 거의 없었어요.
자기가 3천 정도고, 부모님이 4천 정도 보태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예단,예물,혼수 아무것도 안한다.
집 계약했으니 돈 다 쓸어넣고 대출줄이자,했고
남편도 동의했어요. 양가부모님 허락 받았구요.
근데 결혼전에 가족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어머님이 사실 나는 아들 보내면서 받고 싶은거 많았다고.
제대로 다 해서 결혼 시키고 싶었다고.
근데 저희를 위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다는 식으로ㅋㅋㅋ
전 뭐 그냥 듣고 있었죠ㅋㅋㅋㅋㅋ
이미 다 끝난 얘기를 왜 하시나 멍때리고 있었어요.
듣고있던 아주버님이 갑자기 제수씨가 집해오는거죠?
그리고 제 남편한테 넌 뭐해오냐고ㅋㅋㅋㅋ
자기같으면 절대 너랑 결혼 안한다고ㅋㅋ
그 이후에도 어머님이 무슨 말만 하시면,
아~여자가 너무 아깝네 나같으면 결혼안한다ㅋㅋㅋ
너 제수씨 부모님께 안 맞았냐ㅋㅋ
나같으면 절대 너한테 내 딸 안준다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여자가 너무 아깝네ㅋㅋㅋㅋ
계속 이러셔서 어머님이 결국 암말도 안하심ㅋㅋ
그 이후에 제가 남편한테 아주버님 너무 멋있다고.
자기가 한 말은 다 실천하신다고 형님은 좋으시겠다고ㅋㅋㅋ
그랬더니 남편이 다 내가 말할랬는데 형이 너무 빨랐다고
엄청 억울해하더라구요.
담번엔 자기가 더 빠를거라고ㅋㅋㅋㅋ
이번에 첫명절을 맞으면서 어머님이 그러셨어요.
다음번 명절부터는 여행가서 다같이 2박3일 놀자구요.
형님과 저는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데,
아주버님이 '그럼 우리 부인 친정은 평생 못가는거야 뭐야
친정갈 시간을 줘야지 맘대로 정하면 친정은 언제가요!'
그렇게 말해서 어머님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암말 못하심.
그리고 우리집은 불교고 시댁은 기독교인데,
울아들 데리고 절대 절에 가지 마라 너는 교회다니자 이러심.
그랬더니 남편이 잽싸게 엄마가 며느리 억지로 교회 안끌고가면
자기도 절에 안가도 된다고,입장바꿔놓고 생각해보라며.
어머님이 가족끼리 종교가 같아야 한다고 하시니,
남편이 또 잽싸게 그럼 나도 이제 저쪽 가족인데 절 다닐까?ㅋㅋ
그랬더니 어머님 경기하실뻔ㅋㅋㅋㅋ
남편이, 저집에선 한번도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 엄마가 이러면
내가 이사람 보기 부끄러워서 어떡해 하고 슬픈척ㅋㅋ
어머님이 또 부모님 말씀 듣는게 효도다 그러셔서,
맞아!이사람 부모님은 교회 절대 안된다고 하셨대!ㅋㅋㅋ
저는 한마디 대답할 겨를도 없이 남편이 다 대답해버렸네요.
그리고 아침 먹자마자 울집가려고 일어났는데,
어머님이 다음 명절부턴 천천히 점심먹고 가라고
나한테만 조용히 속닥속닥 하셨음.
나와서 차에 타자마자 남편한테 어머님이 이러셨는데
나는 담에도 이시간에 출발할거다 그랬더니
군말없이 당연하지 그렇게 하자! 그러더라구요.
아주버님께 아주 잘 배운듯ㅋㅋㅋㅋ
자기도 이번에 여러가지 겪다보니
울엄마가 내가 아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느낀듯.
일년에 4번쯤 보는 장거리 시댁이라 이정도만 해줘도
저는 편할것 같습니다.
어머님도 이미지 관리 하시느라 대놓고 소리지르거나
그러진 않으시니까요ㅋㅋㅋ
내 사랑하는 딸들이라고 부르심ㅋㅋㅋㅋㅋㅋ
저랑 형님이 네 어머님 하고 생글생글 웃고있으면,
아주버님이랑 남편이 알아서 다 막아주니 아주 편하네요.
우린 미움 받을일 없고ㅋㅋ
본인 아들들이 모지리라고 생각하시는 듯ㅋㅋㅋㅋ